5구에 위치한 생제네비에브 산을 우뚝 솟은 이 거대한 유적지는 한때 격동의 역사를 품고 있었습니다. 원래는 파리에서 가장 화려한 성당으로 설계되었으나, 결국 팬테온은 제단 대신 인류 역사의 위대한 인물들의 관이 앉는 장소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공화국의 세속적 신전으로 탈바꿈한 이 성소의 놀라운 변천사를 한눈에 담아보십시오.
모든 것은 약속으로 시작됩니다. 1744년, 심각한 병세에 시달리던 루이 十五세 왕은 낫는다면 성 게네비에브를 모시는 웅장한 교회를 세우겠다는 맹세를 합니다. 그 다음 건축가 자크-제르맹 수플로는 고딕의 섬세함과 고대의 위엄이 어우러진 걸작을 구상했지만, 공사는 수십 년이나 이어졌고, 마침내 돔이 완성되었을 무렵에는 이미 프랑스 혁명이 왕정을 뒤흔들고 있었습니다.
이 건물은 1791년에 그 역할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더 이상 신에게 기도하는 곳이 아니라 ‘위대한 인물들’을 기리는 장소로 변모한 것이죠. 이때부터 이 곳은 판테온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거의 한 세기 동안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여러 번 역할을 바꿨습니다. 그러다 1885년, 빅토르 위고의 장례식을 기념하여 공식적이고 영구적인 ‘묘지’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지금 우리가 아는 프랑스 왕들의 무덤이 된 생드니 수도원이 바로 그것입니다.
네프 카페는 그 크기와 푸코의 진자로 인해 인상적이지만, 진짜 매혹적인 곳은 지하에 숨겨져 있습니다. 묘지는 거대한 암흑 미로 같은 암실에 자리 잡고 있는데, 현재는 볼테르, 루소, 에밀 졸라, 시몬 베일, 조세핀 베이커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 곳이 프랑스 기억의 심장부이며, 원래는 수사 수도승들의 단순한 묘실이었던 곳입니다.
작은 동네 교회의 아늑함을 찾고 있다면,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파르테논 신전의 대형 아치와 엄숙한 지하묘지가 오히려 고독의 스산한 감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곳에는 지나친 기억과 간헐적인 찬바람이 교차하며, 마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